제가 조립한 테크닉 제품은 몇개 되지 않아서, 아직 초보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이 조립해보고 경험해 봐야겠죠. 특히나 배터리, 모터쪽으로는 거의 아는 게 없어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요.
그나마 제가 파악한 것은(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테크닉 제품은 크게 구동파트, 프레임파트, 외관파트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제일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프레임/구조 파트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구동파트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테크닉 제품을 조립할 때는 구동파트에 어떤 부품들이 사용되고, 어떻게 연결되는지 등등을 이해하고자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간단한 제품의 경우에는 조립을 끝마치고 나서도 왠만큼 구동 구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리저리 돌려보면 왠만큼 다 보이니까요. 하지만 큰 제품들은 이런 구조들이 내부로 들어가 있어서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립하는 동안 좀더 자세히 알아보기위해 노력하지만, 조립설명서는 그저 순서에 맞춰 조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 조립하는 동안은 구동 구조를 알기가 더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본 방법이 스튜디오를 사용해 테크닉 제품을 조립해보고, 그 결과로 만들어진 모델을 사용해서 파악해보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처음 생각해본 건 아니고, 많은 분들이 이미 시도해보셨을 것 같고, 저도 기억은 잘 안나지만, 한두번 정도 비슷한 걸 본적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이번에 조립해본 9392 4륜 익스트림 바이크를 스튜디오를 사용해서 조립해 봤습니다. 아래가 그 결과입니다. 외장 파트와 바퀴 등은 조립하지 않고, 프레임/구조 파트와 구동파트만 넣은 결과입니다.
아래는 이 모델이 들어있는 파일입니다. 다운받아서 더블클릭만 하면 실행시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파일을 열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많이 부실합니다. 처음엔 아귀가 딱딱 맞아들어갔지만, 어느 틈엔가 뭔가 맞지 않는 부분이 늘어나더니, 맨 마지막에 앞쪽에 보이는 오렌지색 구부러진 3-7 리프트암은 3밀리미터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무한궤도는 입력하기가 힘들어 아얘 생략했고요. 이점을 감안하고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위의 파일에서 엔진과 연결된 부분만 남기고 숨긴 결과입니다. 위의 모델에는 서브모델이 많이 있는데, 이걸 해제(Release)시키고 해당되지 않는 파트를 숨김(Hide)처리해서 만든 겁니다.
오른쪽 긴 막대는 뒷바퀴 축입니다. 뒷바퀴를 돌리면 톱니바퀴가 돌고, 무한궤도를 거쳐 앞쪽의 톱니바퀴로 들어갑니다. 이런 방식으로 계속 연결되어 크랭크 축을 통해 피스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만들었지만 감탄스럽습니다. 처음 시도해서 웬만큼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니 스스로를 칭찬해줘야 하는 겁니다. ㅎㅎㅎ
다만... 이 결과를 얻기까지 여러가지 힘든 게 많았습니다. 먼저 지금 공개된 Studio 2.0은 테크닉 제품을 설계하는데 그다지 좋은 도구가 아닙니다. 우선 굽어지는 부품이나 쇽 업쇼버와 같이 변형되는 부품을 편집하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처음 그림을 보면 오른쪽에 있는 쇽 업쇼버 부품이 반투명하게 처리되어있는데, 다른 부품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잘 맞춰보려고 해도 이런 부분을 처리하기가 만만한 게 아닙니다.
또한, 일반 레고 제품은 대부분 수직/수평으로만 결합되지만, 테크닉제품은 이상한 각도로 결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 일일이 맞추는 게 쉽지 않습니다. Rotation 도구 혹은 Translation 도구를 사용해 값을 조금씩 바꿔가며 억지로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솔직히 짜증스럽고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심각한 경우가 아래와 같은 경우입니다. 현실에서 조립할 경우, 빨간 화살표 양쪽을 결합시키면 파란 동그라미 내의 연결부위는 적당한 각도로 알아서(자동적으로) 구부러지게 되는데, 스튜디오에서는 이걸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두 부품의 회전각을 일일이 편집해서 맞춰야 하므로 정말 편집하기가 힘듧니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 스튜디오만으로는 테크닉제품 모델을 만들어 구동 파트를 분석해보는 것은 효율이 매우 떨어지고 시간이 많이 들며, 구현이 안되는 부분도 있어서 당분간은 시도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결론입니다. 브릭링크가 레고 사에 인수되었고, 스튜디오가 레고사에서 지원하는 유일한 공식 편집 프로그램이므로, 아마도 다음 버전이면 이런 불편함을 해소한 버전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 때되면 다시 시도해 보겠습니다. ㅎ
민, 푸른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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